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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어진 백지에 지문 두 개 해프닝 화가들의 괴상한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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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profile_imageART 작성일 19-04-04 18:35 조회 1,188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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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프닝의 전위작가를 자처하는 화가 김구림시와 김차섭씨는 최근 일주일 동안에 걸쳐 문화인 1백명에게 세차례의 이상한 편지를 보냈다. 영문을 모르고 편지를 받은 사람들은 몹시 불쾌했지만, 본인들은 그것이 단순한 편지가 아니라 작품이었다는 것.


「매스미디어의 유물」

그러면서 전위작가들은 관객이 (편지를 받은 사람들)작품을 보고서 공포감이나 불쾌감을 일으키는 자체가 하나의 해프닝이라고 대족이다. 더욱이 작가는 보지도 않았는데 관객이 놀라는 행위를 했다는게 바로 현대미술의 감상법이란다. 

첫 번째 작품은 노랑봉투 속에 검은 지문과 빨강지문이 김구림씨 이름으로, 두 번째 작품은 하얀 사각봉투 속에 역시 찢어진 검은 지문과 빨강 지문이 김차섭씨의 이름으로 보내졌다.

그리고 세 번째 편지에 『귀하는 매스미디어의 유물을 1일 전에 감상하셨습니다.』라는 작품 제목을 두 사람의 이름으로 보냈다.

첫 번째 편지와 두 번째 편지를 합쳐야만 한 작품이 된다. 좌우간 이렇게 해서 이들 두 사람의 색다른 제일차 작품 발표회는 끝난 셈이다.

일반 사람들이 볼 때는 행운의 편지와 같은 하찮은 장난으로 밖에 보여지지 않는 이 편지가 현대를 상징하는 위대한 작품이라고 해프닝의 기수 김구림씨는 열을 올린다.


봉투 빛깔도 작품의 소재

-실례지만 그런 장난같은 편지가 작품이라면 국민학생들의 연필 장난도 작품이겠는가?

『천만에. 이때까지의 작품은 꼭 캔버스나 오브제를 사용해서 작품을 만들어 전시장에서 관객에게 강요를 해왔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가 흔히 쓰는 값싼 매스미디어를 이용해서 작품을 만든 것이다.

그러면서 김구림씨는 봉투의 빛깔이나 우표도 다 하나의 소재이며, 그 편지를 접은 선도 하나의 콤포지션을 이루었기 때문에 국민학생의 연필장난과는 질적으로 다르단다.

-작품의 재료는?

『십 원에 서너 장하는 종이와 우표만 있으면 된다. 돈이 없어서 작품도 못 만들고 개인전도 못한다는 작가들의 엄살과 이런 사고방식은 마땅히 추방되어야한다.』

이들 전위작가들이 주장하는 미는 바로 「가치」. 이러한 가치를 찾기 위해서는 기계문명에서 탈피해야만 된다고 주장한다.


편지형식을 빌어 작품을 백명에 우송

“제작에 돈든다는 건 엄살”


화가들이 캔버스에 그리는 작품은 요즘 같은 기계문명시대에선 컴퓨터가 그릴 수 있는 것. 그래서 기계가 도저히 모방할 수 없는 우주적인 작품을 만든다는 것이다.


컴퓨터로 모방 못하는 것

이런 이유 때문에 등장한 것이 작가 자신들의 지문. 이 지문은 사람이나 컴퓨터로 도저히 모방할 수 없기 때문에 특별소재로 등장했다. 빨강 지문은 김구림씨. 검은 지문이 김차섭씨의 것.

두 사람의 지문을 통해서 새로운 공동작품을 시도했다는 이들의 간단하고 복잡한 내용을 담은 작품은 해프닝을 넘어선 것이란다. 해프닝은 요소와 실제작품이 결합된 것이지만 이번 시도한 작품은 작가 자신의 독단에 의하 최신우주작품이라고 한다. 바로 이것이 해프닝과의 차이점.

-제목을 매스미디어의 유물이라고 붙인 이유는?

『우선 우표나 활자 같은 매스미디어를 이용해서 편지의 형식을 빌어 작품을 관객에게 보냈다. 우리가 이런 방법을 택한 것은 신촌에서 보낸 작가와 명동에서 받은 관람객은 한 묶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언젠가는 편지라는 활자미디어는 없어지게 될 것이다. 그러기에 편지는 하나의 유물로 남겨지게 된다.』


우주서 지구를 바라보는 시대

-우주적인 작품이란 무엇인가?

『현대는 지구에서 우주를 바라보는 시대가 아니라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시대다. 때문에 미의 가치관이나 작품의 의미도 달라져야한다.』

현대의 두뇌는 무감각하고 피투성이되는 전장에서 쾌감을 느끼는 소용돌이. 이 속에서 인간에게 자극을 주는게 현대작품의 한 기능이라고 이들은 이색적인 선언을 했다. 

-당신들의 정신 상태는 건전한가? 혹시 주위에서 미친 사람이라는 소리는 안 듣는가?

『미친 사람이 볼 때는 오히려 정상적인 사람들이 미친 사람으로 보인다. 그러니까 누가 미쳤느냐 하는 개념도 참으로 애매할 수밖에 없다. 시대를 앞서는 사람은 항상 우둔한 군중에게 미친 사람으로 보인다.』

언젠가 미국의 뉴욕 외딴 섬에서 전위작가들의 페스티벌이 있을 때 어느 군중이 한 작가에게 당신의 작품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때 그 작가는 땅에서 가랑잎 하나를 주워 그 잎을 부수면서 이것이 바로 나의 작품이라고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어쩌면 이들의 작품행위도 이와 비슷한 것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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