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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당에 사이키와 고고춤을 스님도 한목 낀 전위예술 집단 독립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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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profile_imageART 작성일 19-04-04 18:54 조회 153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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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해방과 한국문화의 독립을 부르짖는 한 떼의 전위 예술가들이 가징 제4집단을 결성, 기성예술에 집단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알쏭달쏭한 「무체주의」를 캐치 프레이즈로 내걸고 애국가까지 불러가며 이들 가칭 제4집단은 닻을 올렸는데-.


느닷없이 애국가 울리자 

다방 손님들이 어리둥절

6월 20일 정오. 서울 을지로 입구에 자리 잡은 소림다방에선 느닷없이 애국가가 울려 펴졌다. 한가운데 진을 치고 있던 10여명의 젊은이들이 일제히 일어서며 오른손을 왼쪽 가슴에 댔다. 이 애국가가 제4집단 창단을 알리는 시그널 뮤직.

주위 손님들의 어리둥절한 시선엔 아랑곳없이 경건히 국기배례를 올린 이들 중엔 승려와 아가씨가 끼어 있는가 하면 불루 진에 히피 스타일의 더벅머리, 턱수염에 베레모를 쓴 고전파, 단정히 넥타이를 맨 신사족 등 차림새도 가지가지.

애국가에 이어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 그러자 다방안의 음악은 소울 풍으로 바뀌며 파도소리, 새소리가 섞여 나왔다. 알고 보니 이 다방의 주인 김우래씨(31. DBS 음약효과 담당)도 제4집단의 창단 맴버 중의 한 사람이다.

한국미술대상전에서 초대작품 철거로 말썽이 되었던 소위 대지예술의 김구림(35)씨를 비롯 해프닝의 정찬승(29), 손일광(31.디자이너), 방저거(31.극단 에저또) 석야정(28. 승려. oo), 강국진(28. 미협회원), 이익태(24. 필름70대표), 고호(23.연극배우)씨 등 소위 전위란 이름이 붙는 한 기라성같은 인물들이 총망라되어있다. 『우리는 인간으로서의 해방과 한국문화의 독립을 선언한다. 우리는 일체의 원리로서 정신과 육체가 각각이 아니라 하나이며... 』하는 창단선언서가 읽혀 내려가는 동안 다방 안에 계속 「소올」 「사이키」 풍의 음악과 새소리, 바라소리가 파도소리 등이 어울려 흘렀는데, 듣고 있던 석야정 스님은 문득 무릎을 치며, 『법당에 사이키 조명을 하고 고고 춤으로 예불해야겠군!』 하며 대오각성(?)


인간해방등 부르짖으며 

가칭 4집단 창단선포


인간해방, 한국문화의 독립, 현실참여 등을 골자로 한 선언서가 일사천리로 채택되고 나자 다음은 규약차례. 미리 준비 되어 온 전문 5장 23조의 규약이 역시 일사천리로 채택되었는데 이중 『제9조 본 집단의 임기는 1년으로 한다. 단 3선할 수 있다.』 는 조항이 말썽. 『3선까지 할 바에야 아예 제한규정을 두지말자』는 파와 이왕이면 『우린 제4집단이니까 4선까지 하자』로 팽팽히 맞서 20여 분간 토론 끝에 「현실을 참작」 4선으로 낙찰을 보았다.

이들은 서울에 본부를 두고 각도에는 도 집단, 각 시·군에는 시·군 집단. 각 읍·면에는 읍·면 집단, 각 이·동 에는 이·동 집단(제4조)을 두기로 하는가 하면 회의의 명칭은 영구히 『가칭 제4집단』으로 하기로. 그러니까 이 경우 가칭은 본 이름의 하나인 셈이다.

다음은 임원선출차례. 종신영구원칙인 통령(대통령에서 대자를 뺀 것)엔 가칭 제4집단의 상징인 「무체주의」가 만장일치로 당선되고 다음 무장(국무총리의 약자)엔 막걸리 많이 산다는 조건으로 김구림씨가. 의장(국회의장의 약자)엔 안주를 맡는다는 손일광씨가, 총장(사무총장의 약자)엔 발이 길어 잘 뛰고 3차 술 산다는 것 때문에 정찬승씨, 임시 대변인엔 방저거씨가 각각 뽑혔다.

총장으로 뽑힌 정찬승씨는 한국 전위예술의 야전군사령관을 자칭하며 어깨에 별6개를 달았는데 6성은 5성장군인 원수보다 더 높다는 뜻이라고 

뽑힌 임원들의 인사는 이날 밤 자정에 있은 창단 축하파티에서 듣기로 하고 이 자리에 참석한 취재 기자들에게 격려사를 부탁, 한 기자가 『잘들 해보쇼』 하자 박수갈채.

이렇게 해서 가칭 제4집단의 뜻깊은 창단대회는 끝났는데, 이에 맞추어 목탁소리와 브람스의 교향곡이 음악효과로 인서트.

창단을 마친 이들 가징 제4집단은 창단기념 시화전을 곧 소림다방에서 가지기로 했는데 시는 방저거씨, 그림은 석야적, 정찬승, 김구림, 강국진 4사람이 맡기로 했으며 이 시화전에서의 수입은 6월 10일 청주에서 옥중결혼식을 올린 장기복역수 문정규씨의 신부 정선념 여인에게 보내주기로.


“정신과 육체는 오직하나”

무체주의예술론을 외쳐 


일금 1천3백원l 막걸리 값을 내고 무장에 당선된 김구림씨는 가징 제4집단이 순수한 예술활동만을 일삼는 제야OO이 될 것이라고 진로를 밝히고, 그러니까 우리의 창작활동을 저해하는 독소들을 제거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국회의원 출마도 서슴치 않겠다고 기염.

그러나 정찬승씨는 유럽 어느나라에선가 히피족이 5명의 하원의원을 냈다는 실례를 들며 가칭 제4집단의 구성원이 대폭 늘어날 경우 일본의 창가학회처럼 정계에 진출할 수도 있다고 덧붙이기도.

이런 장차의 정치적 배려 때문인지 입회자격도 투표권이 있는 대한민국의 남녀로 못 박아 놓았다.

이들 16인의 젊은이들이 이처럼 가칭 제4집단을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전위 이론의 선봉장격인 김구림씨의 말을 빌자면, 『선언서에서 있는 바와 같이 지금까지 잘못 토착된 질서를 타파하고 순수한 한국문화의 형성을 꾀한다는 것. 이를 위해 이들은 무체주의를 그 근본이론으로 삼는다는 것인데, 무체란 지금까지 정신과 육체를 분리해오던 사고방식을 지양, 정신과 육체가 하나이며 따라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과학이 체를 이루어야한다는 것. 그러기 위해선 지금까지 독립되어 있던 것들은 모두 무체로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캔버스 안의 미술은 전시장 밖으로 음악과 연극은 관객의 참여를 꾀해 무체주의 예술을 꽃피우자는 것.

주의 주장이야 어떻든 제4집단은 무체주의란 돛을 달고 출항했다.

16인의 젊은 뱃사공들이 이 배를 어디로 몰고 갈 것인지는 두고 보아야 알겠지만 우리나라 예술계에 이단의 집단이 생겨났다는 것은 반드시 웃어 넘길 일 만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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